이어온 발효종
2014년 봄에 띄운 종을 매일 아침 밥 주며 이어옵니다. 이스트를 더 넣어 시간을 줄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죽이 느리고, 속이 촉촉합니다.
망원동 포은로 골목, 스물두 평 동네 빵집입니다.
천연발효종 하나로 열두 해, 하루 세 판만 굽습니다.
전날 것은 팔지 않습니다 — 그날 것이 그날 나갑니다.
스물두 평, 오븐 두 대. 많이 못 굽습니다. 대신 큰 공장이 못 하는 네 가지를 지킵니다.
2014년 봄에 띄운 종을 매일 아침 밥 주며 이어옵니다. 이스트를 더 넣어 시간을 줄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죽이 느리고, 속이 촉촉합니다.
오전 7시, 오전 11시, 오후 3시. 세 번만 굽고 그날 다 팔면 문을 닫습니다. 진열대를 채우려고 더 굽지 않습니다.
프랑스산 발효버터, 강원 통밀, 신안 천일염, 물. 성분표에 적힌 것이 전부입니다. 유화제·개량제·보존료는 쓰지 않습니다.
마감 30분 전 남은 빵은 반값입니다. 그래도 남으면 골목 경로당과 청소 노동자 쉼터로 갑니다. 다음 날 매대에는 올리지 않습니다.
새벽 네 시에 셔터를 올립니다. 냉장고에서 어제 저녁에 재워둔 반죽을 꺼내 손등으로 온도를 봅니다. 겨울에는 반죽이 굳어 삼십 분을 더 두고, 장마철에는 물을 20g 덜 넣습니다. 저울보다 손이 먼저 압니다.
스물두 평 가게에 오븐은 두 대뿐입니다. 한 판에 스물네 덩이가 최대라 하루 세 판, 일흔두 덩이가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전부입니다. 열두 해 동안 이 숫자를 늘려본 적이 없습니다.
“빵은 기다린 만큼만 부풉니다.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 제가 대신 새벽에 기다립니다.” 주인 · 제빵사 정은수
전날 밤에 시작해 다음 날 아침에 끝납니다. 중간을 줄이면 맛이 먼저 압니다.
2014년부터 이어온 발효종에 통밀과 물을 먹입니다. 온도 24도, 습도 70%. 이 통이 죽으면 우리 빵도 끝입니다.
밀가루와 물만 먼저 섞어 40분 재웁니다(오토리즈). 소금은 그다음, 버터는 마지막. 손등으로 반죽 온도를 봅니다.
저울로 나누고 손으로 모양을 잡습니다. 한 덩이 470g. 이때 힘을 세게 주면 기포가 죽어 속이 뻑뻑해집니다.
240도에서 스팀 12초, 그다음 210도로 22분. 껍질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면 다 된 것입니다. 7시에 진열대로 나갑니다.
정기권은 빵을 미리 빼두는 약속입니다. 오전에 다 나가는 품목도 이름 적어두면 남겨둡니다.
모든 값은 부가세 포함입니다. 카드·현금·계좌이체 다 됩니다 · 정기권은 매장에서 종이 카드로 드립니다.
진열대와 작업대, 그리고 창가 두 자리. 앉아서 드실 수 있는 자리는 딱 그만큼입니다.
사진은 손님이 찍어 보내주신 것들입니다. 태그해 주시면 골목 칠판에 붙입니다.
단체 주문 · 답례품 문의네이버 지도와 방명록에 남겨주신 것 가운데 셋만 옮겼습니다.
“아이가 밀가루를 먹으면 배가 아프다더니 여기 식빵은 괜찮대요. 4주 정기권 끊고 월·목마다 들릅니다.”
“오후 세 시 판 무화과 깜빠뉴 때문에 퇴근길을 돌아옵니다. 다 팔렸으면 그날은 소금빵이라도 사요.”
“결혼식 답례품으로 소금빵 200개를 부탁드렸는데, 전날 밤새 구워서 아침에 차에 실어주셨습니다.”
포은로 골목 안, 파란 대문 옆 노란 차양이 있는 집입니다.
전화 한 통이면 그날 첫 판에서 빼둡니다. 정기권과 아침 구독도 전화로 접수합니다.
전날 오후 6시까지 접수 · 단체 주문은 사흘 전 · 새벽 4시~6시에는 전화를 못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