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미세한빛 이야기

2019년 종로 3가의 세공 골목 3층에서 시작했습니다. 반지 하나를 만드는 데 여덟 사람의 손이 지나갑니다. 그 손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적어 두었습니다.

검은 돌 위에 겹쳐 놓인 세 개의 반지
01 — 시작

1mm를 줄이는 데 반년이 걸렸습니다

처음 만든 반지는 폭이 2.2mm였습니다. 사진으로는 예뻤는데, 하루 종일 낀 분들이 손가락 옆이 눌린다고 하셨습니다. 1.4mm까지 줄이는 데 반년이 걸렸습니다. 얇아진 만큼 잘 휘어서, 합금 비율과 단조 횟수를 다시 잡아야 했습니다.

미세한빛이라는 이름은 그때 붙였습니다. 1mm가 채 안 되는 차이가 하루의 기분을 바꾼다는 것을, 그 반년 동안 배웠습니다.

02 — 만드는 순서

반지 하나가 지나는 여섯 자리

주문을 받고 상자에 담기까지 보통 10~14영업일이 걸립니다. 각인이 들어가면 이틀이 더 붙습니다.

  1. 왁스 카빙

    디자인을 왁스로 먼저 깎습니다. 폭과 두께는 이 단계에서 손가락에 대 보며 정합니다.

  2. 주조

    왁스를 석고에 묻어 태워 내고 그 빈자리에 녹인 금속을 붓습니다. 합금 비율은 이때 계량합니다.

  3. 줄질과 단조

    거친 표면을 줄로 다듬고 두드려 밀도를 올립니다. 얇은 밴드가 버티는 힘이 여기서 생깁니다.

  4. 세팅

    스톤을 자리에 물립니다. 멜리 12석을 물리는 데 한 시간 반이 걸립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되돌립니다.

  5. 폴리싱

    고운 순서대로 여섯 번 갈아 광을 냅니다. 무광 마감은 이 단계에서 갈래가 나뉩니다.

  6. 계량과 각인

    완성품을 저울에 올려 실제 중량을 재고, 함량 각인과 주문하신 문구를 새깁니다. 이 숫자가 보증서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03 — 소재를 들이는 기준

사 오는 자리에서 이미
절반이 정해집니다

세 가지를 각각 다른 곳에서 들여옵니다. 어디서 어떻게 고르는지가 결국 상품 상세에 적히는 숫자를 정합니다.

  • 정련되지 않은 금 덩어리의 표면
    METAL 지금(地金)으로 들여와 직접 합금

    국내 정련업체에서 순도 확인된 지금 상태로 받아 공방에서 비율을 잡습니다. 합금을 직접 해야 니켈을 빼고도 단단함을 낼 수 있습니다.

  •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한 알
    STONE 필요한 만큼만 눈으로 골라 옵니다

    종로 도매상 세 곳에서 봅니다. 같은 등급이라도 알마다 컷 마무리가 다릅니다. 랩그로운은 따로 표시한 상자에 담아 천연과 섞이지 않게 둡니다.

  • 둥근 담수 양식 진주 한 알
    PEARL 진주층 0.4mm 미만은 들이지 않습니다

    값이 싸도 층이 얇으면 몇 해 못 가 벗겨집니다. 벗겨질 진주를 파는 것은 결국 손님의 시간을 버리는 일이라 매입 단계에서 거릅니다.

04 — 말하지 않는 것들

저희가 쓰지 않기로 한 문장

귀금속 판매에서 흔히 보이지만, 근거를 댈 수 없어 저희는 쓰지 않는 말들입니다.

쓰지 않음「평생 변치 않는」도금은 벗겨지고 실버는 어두워집니다. 14K도 긁힙니다. 대신 관리 주기와 A/S 조건을 적습니다.
쓰지 않음「투자 가치가 있는」금 시세는 내려가기도 합니다. 되팔 때의 값은 저희가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쓰지 않음「최고 등급 다이아몬드」기준 없는 최상급 표현 대신 컬러·클래리티·컷을 그대로 적습니다.
쓰지 않음「감정서 포함」 (기관 미표기)어느 기관의 어떤 리포트인지 적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신 적음숫자와 조건함량·중량·석수·두께·기간·비용. 확인할 수 있는 것만 적습니다.

공방을 직접 보시고 싶다면

평일 오후에는 작업 중인 자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팅 중일 때는 소리가 커서 대화가 어려우니, 오시기 전에 전화 주시면 조용한 시간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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